삼정펄프의 산불 복구 지원과 제지산업의 지속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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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생용품 브랜드 GREU 그루를 운영하는 삼정펄프가 경북 의성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성금 2540만 원과 긴급 구호 물품을 경북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이번 지원은 1만5185헥타르에 이르는 광범위한 산림 피해 복구와 피해 주민의 일상 회복, 천년고찰 고운사 보존 및 재건을 위한 자금으로 배분될 예정이다. 그루는 화학 표백 공정을 거치지 않은 TCF 무표백 펄프를 쓰는 제품을 내세워 친환경성과 ESG 가치를 강조하며 현장 지원에 나섰다. 기업 측은 향후에도 지역사회와 환경 보전을 연계한 사회적 책임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 기업의 기여만으로는 제지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기 어렵다. 지난해 삼정펄프는 우유팩 재가공을 기반으로 한 평택공장 원지 및 완제품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는데 저가 수입 펄프의 공세와 높은 인건비, 우유팩 수거량 감소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이 사례는 폐지 기반의 순환 구조에 의존하는 국내 제지업의 취약성을 보여준다. 공장 가동 중단은 곧 지역 고용과 공급망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전 세계적 탈플라스틱 흐름 속에서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EU의 PPWR은 포장재에 대해 감량 재사용 재활용 원칙을 강제해 수출 조건까지 바꾸는 수준의 규제를 내놓았다. 우리나라는 2024년 기준 종이 재활용률이 89%에 달하지만 정책적으로는 종이 순환 산업에 대한 적극적 개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유팩 등 분리배출 의무화와 수거 인프라 확충 없이는 안정적 원료 확보가 어려워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해법은 규제와 지원의 병행에 있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도입과 공공기관 우선 구매, 보증금제 등 수요 측 개입이 제지업체에 안정적 시장을 제공할 수 있다. 기술개발 지원도 필수적이며 실제로 한솔제지의 2024년 연구개발비는 87억 원으로 매출 대비 0.4퍼센트 수준에 그쳐 업계 전반의 R&D 투자가 취약하다. 삼정펄프의 산불 복구 참여는 기업의 ESG 실천이라는 의미를 넘어서 산업 정책 변화와 결합될 때 더 큰 사회적 효과를 낳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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